너무 어렵네요.
브랜드의 첫 질문은 제품이 아니다.
브랜드를 만드는 첫 구간부터 생각보다 많은 대표님들이 난관에 봉착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해서 분석하고 얘기하라고 하면 줄줄 청산유수처럼 이야기하실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브랜드 개발의 첫 질문은 제품에 관한 것이 아니다.
“이 브랜드, 왜 시작하셨어요?”
“삶의 어떤 문제의식이 생기셨길래?”
“이 브랜드가 꼭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뭔가요?”
“……”
진짜다. 의외로 이런 질문 앞에서 침묵하시거나 멘붕 오시는 대표님이 많다. 그러면서 한마디 더 붙이신다.
“아니, 브랜드 만드는데 이런 것까지 필요해요?”
안타깝게도 이런 질문들은 꼭 필요하다.
자신의 제품과 서비스에 온 시간과 정성을 쏟다 보니, 자신과 자신의 브랜드에 대한 철학적 사유의 시간은 적다. 결과적으로 철학적 사유 자체가 어색하고 어렵다.
애초에 브랜드란 걸 왜 만들어야 하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이유를 들어 설명할 수 있지만 쉽게 얘기하면 ‘차별화를 통한 경쟁우위 선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브랜드가 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은 ‘차별화’의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 시대에 무엇이 차별화되는가.
제품력? 디자인? 이제는 이런 부분들이 상당 부분 상향 평준화되어버렸다. 다르게 표현하면 제품력이 약하거나 디자인이 좋지 않으면 시장에서 경쟁할 자격 자체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지금은 무엇으로도 차별화하기 힘든 시대다.
그 시대에 유일한 오리지널리티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각 개인’이다. 상품도 서비스도 디자인도 차별화의 결정적 요소가 아닌 부가적 요소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끝까지 차별화된 경쟁력, 오리지널리티로 남을 수 있는 것은 ‘고유한 개개인’인 것이다.
1980~90년대에 브랜딩을 했다면 제품력을 강조했을 것이다. 1990~2000년대에 브랜딩을 했다면 디자인과 감성을 강조했을 것이다.
지금 시대의 브랜딩 포인트는 무엇을 파느냐보다 누가 파느냐이다.
그렇다면 그 ‘누가’를 분석하고 정리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이야기는 다시 처음으로 되돌아간다.
“당신은 어떤 생각으로 이 브랜드를 시작하게 되었나요?”
“삶의 어떤 문제의식이 당신을 움직였나요?”
“이 브랜드는 왜 존재해야 하나요?”
대표님들께 왜 ‘개인’이 앞으로 브랜드의 경쟁력이 되느냐, 정확하게 말하면 왜 ‘개인의 서사’가 경쟁력이 되느냐를 한참 설명하고 나서야 브랜딩 작업은 다시 진행되기 시작한다.
자전거를 처음 타는 아이를 뒤에서 잡아주듯, 브랜드를 위한 질문들을 뒤에서 잡아주며 대표님들을 살살 이끌어 준다. 그러다 보면 대표님들도 자연스럽게 브랜드 속으로 흡수되기 시작한다.
삶 속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 자신은 어떤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지, 그 문제들이 해결된 세상은 어떨지에 관해 깊은 대화가 오가게 된다.
비로소 브랜드의 ‘비전’이 탄생한다.
THINKRO 블로그의 칼럼과 외부 기고는 브랜딩 현장의 전문가와 필진이 작성한 글로, 독자분들께 유용한 브랜드 인사이트와 정보를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본 콘텐츠는 THINKRO의 편집 가이드라인에 따라 작성되며, THINKRO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송제익
DIRECTOR · CO-FOUNDER OF THINKROCORP
20년간 브랜딩 현장에서 대표들과 함께 브랜드를 만들어온 브랜드 디렉터입니다. 브랜드는 로고나 예쁜 디자인이 아니라, 만드는 사람의 삶과 철학이 고객의 머릿속에 새겨지는 '의도된 이미지'라고 믿습니다. 싸고 빠른 결과물 대신 오래 사랑받는 브랜드의 본질을 함께 공부하는 파트너를 지향하며, 대표님들이 브랜드를 '제대로' 이해하고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열심을 내고 있습니다. 브랜드 전략과 아이덴티티 설계, 브랜드 교육을 통해 선택받는 브랜드의 접점을 설계합니다.
필진 글 더보기






